1. 앤 해서웨이 하면 떠오르는 영화
"레미제라블", "레이철, 결혼하다", 그리고 배트걸 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앤 해서웨이의 대표작을 꼽으라고 하면 "악마를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패션의 1도 모르던 앤 해서웨이가 나이젤의 도움을 받아 매일 점점 더 화려하고 세련된 명품 스타일을 선보이며 빠르게 화면 전환되는 장면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환호했다. "프리티 우먼"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옷을 쇼핑하며 갈아입는 장면부터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캐리가 디자이너들의 웨딩드레스를 갈아입으며 화보를 찍는 장면까지, 클리세 같지만 일반 여성들은 평소에 입 어 볼 수 없는 명품 옷들을 입어보는 주인공에 대리 만족하는 것이다. 더구나 공주 역까지 맡았던 멋진 외모의 앤 해서웨이가 변신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다. 여성팬들이 환호할 수밖에 없다. 명품과 패션 잡지사, 그리고 빼빼 마른 모델들 사이에서 점점 그들처럼 세련되고 멋지게 외모가 변해가지만, 그와 함께 어느새 자신의 가치관도 변해가고 있음을 깨닫는 앤드리아 역은 앤 해서웨이가 연기했다.
2. 메릴 스트립이 창조해 낸 멋진 캐릭터
원작은 말할 것도 없고 자칫 이런 칙 릿 무비에서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있는 역할이었음에도 오히려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 후보에 오를 만큼 멋진 캐릭터로 만들어 낸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영화에 대한 평은 엇갈리 수 있지만 메릴 스트립의 연기에 대해서는 정말 호평이었다. 메릴 스트립은 누군가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란다 프리슬리 그 자체다. 줄리 앤 줄리아를 연기할 때는 줄리아 그 자체, 철의 여인에서는 마거릿 대처 그 자체인 것이다. (철의 여인으로는 29년 만에 2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메릴 스트립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밤을 새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녀가 여우주연상에 올랐던 영화들, 그녀의 압도적인 연기들, 할리우드에서의 위상, 그녀가 세운 기록들까지 정말 대단한 경력이다. 그녀는 현제 역사상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에서 이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는 캐서린 햅번이 있다. 그녀는 아카데미 상에 12번 후보에 올랐고, 여우주연상을 4번 수상했다. 아카데미 후보에 21회 후보에 오른 대기록을 가지고 있고 수상은 두 번 했다. 골든 글로브 상은 31번 후보에 올랐고 8번 수상했다. 메릴 스트립이 창조해 낸 편집장 미란다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즐거운 영화라 할 수 있다.
3. 시놉시스
추천서를 받기 위해 버티기 어렵다는 패션 잡지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의 비서로 입사한 앤드리아. 패션에 관심이 없는 그녀는 일 년만 버텨서 추천서를 받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일한다. 하지만 악마 같은 미란다에게서는 24시간 전화가 오고 남자 친구의 생일도, 멀리서 온 아빠와 뮤지컬도 볼 시간이 없다. 앤드리아 입장에서는 모두 다 같아 보이는 색깔 때문에 수천만 원이 들어간 프로젝트를 엎는 미란다 앞에서 실소를 했다가 점점 더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들을 떠안게 된 앤드리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주위에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기고 점점 그 세계에서 성장하게 된다.
쌍둥이들에게 아직 나오지 않은 해리포터의 편집본을 구해다 줌으로써 선배 대신 파리에 편집장과 동행하게 된 앤드리아는 마지못해 간 출장이었지만 어느새 그 일을 즐기며 일도 잘 해내게 된다. 하지만 우연히 프랑스 편집장인 재클린이 미란다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거라는 걸 알게 된 앤드리아는 그 사실을 미란다에게 알려주려고 노력하지만 미란다는 대수롭지 않아 한다. 사실 미란다는 뒤에서 평생 미란다를 도와준 직원 나이젤이 가려고 했던 자리에 재클린을 추천하고 회장을 협박해서 자신의 자리를 지킨 것이었다. 앤드리아는 나이젤을 희생시켜 자리를 보전한 미란다에게 "나는 그런 짓 못해요"라고 말하며 화를 냈지만 "너도 이미 에밀리에게 똑같이 했어"라는 대답에 충격을 받는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미란다와 같은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는 이제 그녀답게 살기로 결심한다. 행사장에 도착했지만 그녀를 따라가지 않고 반대편으로 향하면서 울리는 휴대폰을 분수에 버린다. 원래 기자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뉴욕 미러"에 지원하고, 혹평을 할 줄 알았던 미란다가 "그녀를 채용하지 않으면 당신은 멍청이"라는 최고의 레퍼런스를 보내온 것을 알게 된다. 면접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길 건너의 미란다와 눈이 마주치게 되고, 차에 탄 미란다는 진심 어린 웃음을 짓는다.
4.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앤드리아는 처음 자신이 비웃던 일들을 잘 해내기 위해 그 세계에 몰입해 들어가면서 점점 그 세계의 말투와 가치관에 물들어간다. 남자 친구와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앤드리아를 보고 나이젤이 이제 승진할 때라고 말하는 걸 보면 성공이라는 것은 친구도 관계도 버려야 가능한 것만 같이 보인다. 사회 초년생에게 "원래 그런 거야"라는 말처럼 설득력 있는 말이 있을까? 상사의 부당한 지시와 회사의 요구에도 열정을 요구하며 버티기를 요구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순간순간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앤드리아는 휴대폰을 분수에 던졌고, 가고자 하는 길이 아닌 것을 깨달은 순간, 돌아섰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원래 그런 것"들이 아니라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의 방향이다. 그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면 우리는 선택의 순간에, 나다운 선택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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