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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더 랍스터 무엇이 정상일까

by 여행가자, 지금 2022.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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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랍스터의 포스터

 

1. 요르고스 란티모 감독의 또 하나의 독창적인 상상

2015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더 랍스터"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블랙 코미디 영화다. 

감독이 '송곳니'의 요르고스 란티모스이기 때문에 짐작은 할 수 있지만 감독 특유의 기괴하고 불편할 수 있는 설정들이 있다. 하지만 정말 독창적이다. 많은 것을 생각해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예상보다 많은 5만 관객을 동원해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랍스터를 안고 있는 포스터도 특이하다. 이 감독의 포스터들은 모두 미니멀하고 세련되었다. 랍스터는 무엇을 의미할까. 

 

2. 커플이 되어야만 인간으로 살 수 있는 미래 

부인에게 버림받은 데이비드는 짝이 없는 사람들이 가는 호텔에 입소한다. 미래 도시에서는 짝이 없으면 커플을 매칭 해주는 호텔로 들어가 45일 안에 짝을 찾아야 한다. 짝을 찾지 못하면 자신이 미리 정해둔 동물로 변해서 숲에서 살아야 한다. 짝이 없거나 이 시스템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숲에서 숨어서 살고 그들은 "외톨이"라고 불린다. 호텔에서는 매일 이 외톨이들을 사냥하러 나가고 한 명을 사냥할 때마다 1일씩 숙박을 연장할 수 있다. 호텔에서는 계속 혼자보다 둘이 낫다는 가치관을 우스꽝스럽게 교육하고 데이비드도 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입소자들은 마치 죄수처럼 번호가 부여된다. 끊임없이 성적으로 자극을 받지만, 자위행위를 할 경우에는 토스터에 손이 달궈지는 벌을 받게 된다. 짝을 빨리 구하라는 압박이다. 사람들은 동물이 되지 않기 위해 거짓말도 한다. 짝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은 둘 사이의 공통점을 찾는 것이다. 한 명은 코피를 자주 흘리는 여자와 짝을 이루기 위해서 자해를 해서 코피를 흘린다. 데이비드도 몇 남지 않은 여자들 중 성격이 냉혹한 여자와 짝이 되기 위해 자신도 냉혹한 사람인 척한다. 동물이 되기 싫다고 뛰어내려 자살한 여자를 향해서도 냉소적으로 말하고 다른 커플의 아이의 정강이를 차는 등 연기를 해서 여자의 마음에 든다. 하지만 무심결에 나오는 그의 착한 행동들에 계속 의심을 하던 여자는 데이비드가 자는 동안 그의 반려견이 된 형을 무참하게 살해한 후 데이비드의 반응을 살핀다. 데이비드는 무심하게 넘기려고 노력하지만 피를 흘리며 죽어있는 개(형)를 보자 눈물을 흘리고 만다. 그가 거짓말을 했다며 신고하려고 끌고 가는 동안 그는 도움을 받아 오히려 냉혈한 여자를 수술실로 데려가 동물로 만들어 버린다. 호텔에 있을 수 없게 된 데이비드는 숲으로 도망쳐 외톨이 무리에 들어가고 아이러니하게도 솔로로 살아야 하는 그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 바로 자신과 같은 근시를 가진 여자. 그들은 짝을 이루어 도시로 도망 칠 계획을 세우지만 대장에게 들켜버리고 만다. 대장은 근시 여자를 수술해 준다고 도시로 데려가 장님으로 만들고 데이비드는 그녀를 데리고 나오면서 대장은 구덩이에 던져 넣는다. 커플이 된 그들은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고 여자와 같은 공통점을 만들기 위해 장님이 되기로 결심한 남자는 스테이크 나이프를 가지고 화장실에 들어간다. 데이비드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돌아오지 않는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를 비추며 영화는 끝이 난다. 

3. 데이비드는 랍스터가 되었을까?

커플이 되고 싶지않아도 커플이어야 하는 사회. 동성이든 이성이든 한쪽만 선택할 수 있는 사회. 이것 아니면 저것 딱 두 가지로만 나뉘는 사회에서 내가 선택할 것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야 할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동물이 될 것인가, 투신 자살을 할 것인가, 숲으로 가서 외톨이가 될 것인가! 커플이 돼야만 하는 시스템을 거부하며 숲으로 갔는데 숲에서는 커플이 되면 안 되는 규칙이 있다. 이곳에서도 저곳에서도 양분된 규칙만 지키고 살아야 하는 미래.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커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커플이 돼야만 하기 때문에 공통점을 찾고 거짓말을 한다. 주인공은 동물을 고르라는 말에 바다를 좋아하고 귀족과 같은 푸른색의 피를 가졌으며 100년을 살면서 죽을 때까지 번식하는 랍스터를 고른다. 하지만 상담인은 동물이 되어도 짝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를 고르니까 개를 고르는 게 좋은 선택이라고 말한다. 이 세계관에서는 동물처럼 짝을 찾는 일만이 의미가 있다. 주인공은 사랑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와 같은 장님이 될 용기가 있을까? 끝이 열린 결말이다 보니 결말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다. 돌아오지 않는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를 바라보며 마쳤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자는 눈을 찌르지 못했을 듯하다. 남자는 도망갔을까? 새로운 커플이 되었을까? 호텔로도 숲으로도 갈 수 없는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 랍스터가 되었을까? 그것은 관객의 몫이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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