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동진 평론가가 뽑은 21세기 최고의 한국영화는?
이동진 평론가의 #빨간책방 #팟캐스트를 정말 즐겁게 들었던 청취자라 빨간책방이 끝났을 때 매우 아쉬웠었어요.
그런데 유투브에서 반가운 소식! #이동진의파이아키아 라는 채널명으로 영화에 관한 콘텐츠를 하고 계시더군요.
빨간책방에서 다뤄주신 책들도 책방을 듣고 나면 읽지 아니하지 아니할 수가 없는데!
영화라면 당연히 보겠지요. 어찌나 말을 잘하시는지 말로 사람을 패는 느낌.
일단 다독하시는 분 답게 사용하시는 어휘가 일반인의 다섯배는 되시는 것 같아요. 같은 느낌이라도 더 정확하고 다양한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시니 설명이 더 즐겁고 마음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 쉬우면서도 생각못한 관점을 제시하셔서 오오! 라는 말이 저절로 입에 나오니까요. 그런 이동진 평론가가 그동안 별점 거의 만점을 줬던 영화들을 추려서 이상형 월드컵처럼
64편의 영화를 두 영화씩 붙여 8강 4강 준결승 결승 이렇게 올라가는 형식인데 여기서는 8강부터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2. 21세기 한국영화 왕중완전 8강에 오늘 영화들은?
8강전은 가장 기억에 남는 최고의 장면을 꼽으면서 진행되었습니다.
1) 박하사탕 VS 박쥐
박하사탕은 시간 역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관객들이 이미 주인공의 미래를 보고 왔습니다.
나중에 20년전 야유회를 가면서 설경구와 문소리가 꿈이야기를 하는데 문소리가 좋은 꿈이었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며
설경구가 마지막에 누워서 흘리는 맑은 눈물로 영화가 끝나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았는데 주인공의 미래를 아는 관객들은 그 장면을 보면서 처연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해피엔딩이나 새드엔딩으로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칭했다. 박쥐의 경우에는 마지막에 두 연인이 싸우는 장면을 꼽았습니다. 엔딩 장면 그 자체로 한편의 단편영화 같고 미학적으로 치밀하게 계산된 장면이다. 타버린 발에서 신발이 툭 떨어지는 장면을 보고 매우 인상깊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승리는 박쥐.
2) 살인의 추억 VS 곡성
영화의 마지막에서 송강호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장면을 꼽았습니다. 살인자를 잡고 싶은 응축된 마음과 여러 감정이 뒤섞인 정면시선이 감독의 마음을 담기도 했고 여러가지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평했지요. 곡성은 생사의 기로에 놓인 가족앞에 천우희와 대치하며 갈팡질팡하며 대치하는 장면을 꼽았습니다. 엄청난 상황적 배경에 비해 영화적으로는 단순하게 설정이 되었는데 상황을 과장하기보다는 연출을 통해 긴장감을 극한으로 몰고 가는 장면으로 인상깊었다고 평했습니다. 두 영화 모두 너무 훌륭하지만 승리는 살인의 추억으로.
3) 밀양 VS 옥희의 영화
밀양은 예쁘게 찍으려고 한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아주 인상적인 시각적인 그런 장면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것이 밀양이 원하더는 미학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이동진 평론가는 아이를 유괴한 유괴범에게 협박전화를 받고 안절부절 못하는 전도연이 도움을 요청 할 곳이 없어 평소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던 송강호에게 가서 도움을 청하려 하는데, 가게 안에서 노래방 기계를 틀어놓고 무아지경으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으로 보고 그에게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 판단, 돌아서며 도로에 몸을 새우처럼 말아 앉아 자신의 무기력함에 우는 장면을 최고의 장면으로 꼽았습니다. 옥희의 영화는 주인공이 교제중인 두 남자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 이야기인데 홍상수 감독의 사생활 때문에 그의 영화에 대해서도 평가가 갈리고 있지요. 이동진 평론가는 사생활에 대한 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영화에 대한 부분만 평가한다고 했는데요. 이 영화에 대해 형식적으로는 모던하면서 감정적으로는 매우 깊이있는 영화라고 칭했습니다. 또한 홍상수 감독 영화를 통틀어 최고의 영화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렇게 말해놓고 밀양을 선택했습니다.
4) 마더 VS 봄날은 간다
마더의 최고 인상적인 장면은 첫장면과 마지막 장면으로 꼽았습니다. 이미 영화평에서 "소름끼치도록 탁월한 오프닝과 엔딩의 조응" 이라고 칭했던 바가 있는 만큼 장면에 대한 칭찬이 컸는데요.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온전하게 대응되도록 만들어진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평했습니다. 봄날은 간다는 멜로 영화를 잘 만드는 한국에서 그 많은 영화 중에서도 가장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평했습니다. 둘 중의 평론가님의 픽은 마더였습니다.
3. 4강에 올라간 작품들의 치열한 접전!
이 영화들과 함께 4강으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4강은 너무 떨리는 마음을 미루기 위해서 평론가님이 작품과 관련하여 수집한 소장품을 소개하며 진행되었습니다.
1) 살인의 추억 VS 박쥐
특별히 박쥐는 현재 구할 수 없는 포스터를 박찬욱 감독님께서 구해서 사인을 해서 보내주셨다고 합니다. 정말 부럽네요.
이 중의 결승 진출작은 박쥐! 비판의 여지를 두고 아마 많은 평론가들이 살인의 추억을 고를 거라고 말은 하셨지만 작가님은 박쥐를 고르셨습니다.
2) 마더 VS 밀양
밀양은 이창동 감독님의 사인이 있는 DVD를, 마더와 관려해서는 봉준호 감독의 사인이 있는 수석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둘 중의 승리는 밀양입니다. 이제 결승으로 가볼까요.
4. 21세기 한국영화왕중왕전"의 왕은 이창동 감독의 "밀양"
한국 영화 중에 21세기 최고의 한국 영화를 뽑은 적이 없어서 아마도 팬분들이 더욱 궁금하셨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감독님들을 알지만 그런것들을 다 배제하고 온전히 주관적인 의견으로 평론가님은 총 62편 중에서 한 영화를 고르셨습니다. 사형수가 된 것 같다는 심정으로 고르신 영화는 바로 바로 "밀양"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빛이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데 밀양의 양이 빛 이기도 하지만 빛을 통해 전달되는 용서에 관한 주제들을 잘 다루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창동 감독을 포함 수많은 예술가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있어 하는 "구원"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어떤 사술이나 기교없이 엄청난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쥐는 평론가님이 "세상에 영화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돼" 이런 생각을 하셨고 영화 중에서 최고로 재미있게 본 영화 중 하나인데 재미에 작품성까지 겸비하고 있어서 아주 훌륭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장에서 밀양과 박쥐가 3:3으로 갈릴 만큼 치열한 승부였는데요. 결국은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21세기 한국영화왕중왕전"의 왕을 차지했습니다.
외국영화 보다 아마 치열한 댓글전쟁이 예상되는 편이었는데 평론가들을 대표한다거나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프로그램을 마쳤습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그렇겠죠? 더 좋은 영화들을 소개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을 이해하고 즐겁게 시청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유투브에서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를 검색하시면 다른 편들도 정말 재미있습니다. 특히 "이동진을 괴롭힌 논란의 한국여와 TOP 10"도 제목부터 재미있을 것 같지요?
평단과 관객의 평이 갈리는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재미있게 보시기를 바래요.
여기 소개되었던 영화들 중에 안 본 영화들도 있어 매우 궁금하네요. 여러분들도 관심있는 영화가 있으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별점이 거의 만점인 영화들이라 실패 확률은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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