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심이면 정말 통할까
라이어 게임에서 배신의 배신을 당해도 사람은 선하다는 믿음을 가졌던 나오를 첫 회에서 보고 저거 바보 아니야 아니면 저건 착한 거가 아니라 바보에 순진한 거다. 대학생이 저러면 정말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착하고 순수한 나오가 결국 내로라하는 천재들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리고 거짓말 게임의 필승법이 아이러니하게도) 서로를 믿고 배신하지 않는 것이다. 처음부터 서로 믿고 배신하지 않으면 이익을 얻을 수는 없지만 아무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 누군가가 더 가지기 원하면 그때부터 더 가지기 위한 배신과 머리싸움이 시작되고 게임에 지는 사람이 나오고 빚을 지는 사람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 나오을 보는 것처럼 이 드라마를 처음 볼 때 인상은 "저게 직장에서 가능해?" "직작에서 저랬다가는 금방 호구되기 십상이지,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냐" 이런 느낌이었다. 아마도 세상을 살다 보면 우리 모두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일들이 많아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주인공은 유도 국가 대표선수였다가 부상을 당해 운동을 그만둬야 해서 직장을 구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매우 밝다. 평생을 해 온 운동이고, 더구나 국가대표인데! 그것을 내 의지도 아니고 부상 때문에 그만둬야 한다니 얼마나 억울하고 분하겠는가!
그럼에도 주인공은 만화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출판사 흥도관에 지원하고 면접에서 밝고 곧은 모습으로 좋은 인상을 남겨 합격하게 된다. 마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언제나 긴장감 넘치는 편집부인데 세상 긍정적인 우리의 주인공 덕분에 편집부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조금씩 (겉으로든 속으로든) 변화되고 바 이브스 편집부 전체가 기운차게 일하게 되는 긍정의 바이러스가 된다. 모든 신입들이 처음 회사에 들어가면 이렇게 씩씩하게 들어가겠지만 곧 업무와 텃세와 현실에 부딪혀 포기도 하고 타협도 하며 그만두지 못해 다니는 직장으로 다니게 되는데 크로사와는 문제 하나 문제 하나를 정면으로 부딪혀 가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끝내 쿠로사와에게 시니컬하고 비판적이었던 사람들까지도 변화하게 만드는 그런 희망을 밝게 보여주고 있다. 계속해서 게임을 이겨나가는 나오를 보며 어쩌면 정말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믿음을 갖게 되었던 것처럼, 어쩌면 나도 다시 열정을 가지고 해봐야 하지 않을까, 힘을 내게 만드는 그런 드라마이다.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이기 때문에 각 회에는 쿠로사와가 만나는 새로운 문제로 에피소드를 채워간다.
전혀 새로운 업무임에도 운동선수 특유의 해낸다!라는 마인드로 업무들을 격파(?) 해 나가는 쿠로사와.
다른 편집자를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던 쿠로사와는 담당 작가가 생기기도 하고 신인작가를 직접 발굴하기도 하는 등, 편집자로서 점점 성장해간다. 담당 작가뿐 아니라 쿠로사와의 열정은 3년 동안 영업사원이었지만 일이 적성이 안 맞아 유령이라고 불릴 만큼 의욕이 없던 코이즈미도 변화시켜 각 서점에 손편지를 써서 보낼 정도의 열정남으로 변화시킨다. 근묵자흑이라 했던가! 그래서 곁에 두는 사람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을 보고 일할지도 중요하다. 물론 드라마니까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2. 모두의 목표는 중판출래!
편집부의 사람들, 담당하는 작가들, 영업부의 코이즈미와 서점의 직원들, 신인을 꿈꾸는 작가들 중 재능이 있는 자와 없는 자, 이제 막 데뷔한 작가와 은퇴를 앞두는 작가 등등 와! 책 한 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었구나, 또 한 권의 책을 쓰는 것은 물론 파는 것도 작가의 힘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의 제목이자 모두의 꿈은 중판출래(重版出来)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 보면 편집부에 걸려오는 전화 한 통! 그리고 연재 중인 만화가의 책이 중판출래 된다는 소식에 모두가 박수를 치며 기뻐한다. 담당 편집자는 모두에게 감사인사를 하는 의식도 있다. 신입인 쿠로사와는 중판출래가 무엇인지 묻고 그것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목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부터 쿠로사와의 목표도 중판출래다!
(나중에 중판출래를 기원하는 댄스도 만든다. 일본 드라마의 귀여운 점이지만 우리나라 직장에서 다 큰 사람이 저렇게 귀여운 척을 했다가는...)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렇게 열정을 가지고 내가 하는 일에 진심이었을 때가 언제였을까 싶다.
열정을 회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쿠로사와를 보고 있으면 나도 분발해야지!라는 마음이 든다.
나도 변화를 일으키고 싶고, 결과를 내고 싶으니까! 아마 모두의 마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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